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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6세 아이 어떤 책 읽으면 좋을까? 두고두고 잘 읽는 책 추천

아이와 책읽기는 간단해보이면서도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단순히 책의 글자를 소리내 읽어주는 일이야 어렵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책에 관한 상상놀이를 하려고 한다면 부모님들도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의 그림과 서사, 그리고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 등으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이 좋습니다.

 

존 버닝햄은 너무나 유명한 그림책 작가이지만 그의 책중에서도 특별히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들이 있습니다. 저는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을 아이일 때 재밌게 읽었었습니다. 어린시절 저는 존 버닝햄의 다른 동화책은 읽지 못했고 유일하게 지각대장 존만 읽었는데, 아이에게 책을 사주기 위해 찾아보니 다른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존버닝햄의 작품 모두를 살 생각은 없었기에 직접 서점에 가서 내용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고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 어떤것일지 고민해서 고른 책 리스트를 소개합니다.

 

 

1.지각대장존

존은 참 이상한 이유로 자꾸 지각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하수구에서 악어가 나와서, 두번째로는 호랑이가 바지를 물어 뜯으서, 마지막으로는 홍수가 나서 지각합니다. 왜 지각했는지 다그치는 선생님에게 존은 이유를 설명하지만 선생님은 믿어주지 않습니다. 이 동네에서 그런일이 일어날 수 없다며 존에게 반성문을 쓰게하거나 벽을 보게 하는 벌을 줍니다. 그리고 결국 선생님 자신이 어이없게도 고릴라에게 붙잡혀 천장에 매달리게 됩니다. 도움을 달라는 선생님에게 존은 통쾌하게 복수합니다. 선생님에게 이 동네에는 고릴라 따위 살지 않는다면서 존은 선생님을 지나쳐 갑니다.

 

존에게 겁을 주는 선생님은 그림책에서 점점 더 덩치가 크게, 그리고 표정도 무섭게 묘사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복수 장면에서 선생님은 작아지고 표정도 희미해집니다. 아이와 이런 그림체의 변화를 관찰하며 읽으면 재밌습니다. 또한 존이 세번의 위기를 재치 있게 넘기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용기를 얻습니다. 호랑이를 피해서 잠시 나무위에 올라가 있는다던가 홍수에 떠밀려 내려가지 않기 위해 다리를 붙잡는 기지를 발휘하는 존을 아이들은 영웅처럼 볼겁니다.

 

저희 아이는 지각대장 존을 읽어줄 때마다 존이 다리에 굳세게 매달려 있는 그림을 몇번이나 들여다보며 존이 멋지고 용감하다고 칭찬합니다. 아이들에게 일상생활에서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존이 선생님을 외면한 이유도 아이와 함께 토론해보면 좋습니다. 존은 왜 선생님에게 고릴라따윈 없다고 했을까? 선생님은 결국 고릴라를 어떻게 했을까? 존이 여느날처럼 등교하는 마지막 장면 이후로 존에게는 또 무슨일이 닥칠까? 이런것들을 토론하다보면 이 짧은 이야기에서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아주 풍성해집니다.

 

 

2.호랑이가 책을 읽어준다면

이 책 한권이면 아이와 배꼽을 잡고 깔깔 웃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 황당하면서도 재밌는 비교들로 가득찬 책입니다. 버릇없는 고양이와 예의바르고 점잖은 쥐 중에서 누구에게 밥을 차려주고 싶은지, 또 어깨에 토하는 낙타가 싫은지 얼굴에 방귀를 뀌는 코끼리가 싫은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은 이 책 밖에 없을겁니다.

아이에게 매번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지 물으면서 읽는 것은 기본입니다. 백미는 우스꽝스럽고 재미있게 그려진 그림을 하나하나 함께 들여다보는 부분입니다. 버릇없는 고양이가 엎질러놓은 와인잔, 마음대로 뽀뽀하는 이웃집 아주머니의 진한 립스틱. 평소에 아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게 할 요소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을 다채로운 감정들을 책을 보면서 함께 되돌아 볼 수 있습니다. 이런일이 너한테 일어나면 어떨것 같아? 지난번에 이런 경험을 했을때 기분이 어땠어? 물어봐주면 아이는 곰곰히 생각해보기도 하고 신나게 웃기도 합니다. 호랑이가 책을 읽어준다면은 저의 최애 그림동화 입니다.

 

 

 

3.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을 모두 마치고 온 산타 할아버지는 잠자리에 들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멀고 험한 산 위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는 아이의 선물을 깜빡하고 전달하지 못한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썰매를 운전해줘야 하는 순록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산타 할아버지는 하는수 없이 멀고먼 길을 홀로 걸어서 떠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산에 도착해서 선물을 배달합니다. 과연 아이의 선물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아이는 이 책을 잠들기 전에 읽어달라고 골라올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들은 주의하셔야 할게 이 책을 읽어주다 까딱 잠이 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반복적이고 어른들이 보기에는 지루하기도 합니다. (어른의 시각에서는 존버닝햄은 인생을 고행의 연속으로 보았던 걸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어른과 아이에게 시사하는 점이 다른 책입니다.)하지만 아이는 아주 집중해서 봅니다. 중간에 책장을 잘못넘기기라도 하면 바로 알아챌 정도로 아이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길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배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주변사람들의 상냥함, 그리고 단 한명의 아이라도 놓치지 않고 선물을 배달하고자 하는 산타 할아버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좋은 동화입니다. 마지막에 아이가 받은 선물은 결국 무엇이었을지 함께 상상해보면 좋습니다. 아이가 산타 할아버지였다면 이런 난감한 상황에 어떻게 했을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기발한 아이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책읽기가 더 재밌어 집니다.